[동영상] 민통선에서 포착된 야생 최상위 포식자
연천 민통선에서 포착된 삵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풀숲 옆 폭 5m 비포장도로. 작은 호랑이 같은 모습의 야생 동물 한 마리가 도로를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었다. 몸길이 75cm, 무게 7kg가량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 ‘삵’이다.
야행성 포유류이며 최상위 포식자인 삵은 대낮인데도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별달리 주위를 경계하지도 않은 채 확 트인 길을 따라 거닐었다. 그러다 주변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작은 소리가 들려오자 발걸음을 멈췄다. 몸을 움츠린 삵은 조용히 한 곳을 주시했다.
이어 삵은 풀숲으로 쏜살같은 몸놀림으로 훌쩍 뛰어들어가 먹잇감을 사냥했다. 이후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며 사냥한 먹이를 깨끗이 먹어치우고는 사라졌다. 삵이 떠난 자리엔 작은 새의 떨어져 나간 깃털만 남아 있었다.
잠시 후 인근 풀숲으로 이동한 삵은 자리를 잡고 앉아 혀를 이용해 털을 깨끗이 골랐다. 이후 삵은 졸린 듯 눈을 몇 차례 끔뻑거리다가는 이내 단잠에 빠져들었다. 삵이 낮잠을 잔 장소는 잎이 누렇게 변한 풀숲이었고, 삵의 몸 빛깔과 비슷해 몸을 숨기는 은밀한 장소였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에 따르면 연천 민통선 내의 삵은 연천 임진강의 겨울철 진객인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에게는 천적이다. 휴전선과 인접한 연천 임진강 빙애여울 일대에는 매년 겨울이면 700여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겨울을 난다.